다른 아기들보다 신체활동이 발달해서 그네도 혼자서 잡고 타는 아기였습니다
처음엔 무릎위에 앉혀서 같이 타다가,
혼자서 태우되 옆에 바로 줄을 붙잡고 앉아서 떨어지지 않게 앞뒤를 사수하면서 천천히 밀어주다가
너무 잘타길래 나중엔 혼자 태웠습니다.
아기는 그네를 너무 좋아해서 줄곧 그네만 타려고 하는데
점점 더 높이 올라가게 밀어달라고 칭얼거렸습니다.
어느때랑 같이 괜찮겠지 하며 밀어주다가
타는 도중 한손을 갑자기 놔버린 아기가 그네에서 떨어지는 사고가 났습니다.
놀이터 바닥은 우레탄이라서 돌바닥이 아니니
그래도 괜찮을거라고 처음엔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떨어지고 나서 심하게 계속 울어서
혹시 뼈가 빠졌나 의심이 들었습니다.
13개월즈음 오른쪽 팔꿈치 뼈가 빠진적이 있었습니다.
집에서 놀다 넘어져서..
그때 한번 빠지면 또 빠질 수 있다고 하길래
처음엔 뼈가 빠진줄 알고 예전에 갔던 2차 병원에 갔습니다.
사고 당시 아기는 오른쪽 팔을 전혀 움직이지 못하고
살짝만 스쳐도 아파하고 울었습니다.
병원에서 팔을 보니 멍이 들어있었는데
이상하게 멍든곳이 움푹 들어가있었습니다.
병원에서 엑스레이를 찍은결과 팔꿈치 뼈가 골절됐다고
대학병원에 가서 빨리 수술하라고 소견서를 줬습니다.
그때 심정이 너무 절망적이었습니다.
엑스레이 사진을 봤는데 그냥 팔꿈치 뼈가 조금 부러진것도 아니고
완전히 분리될정도로
붙어있는 부분 없이 전부 부러져있었습니다.
저 사진이 우리 아기 팔뼈 사진이라니 너무 섬뜩하고
아파서 우는 아기가 너무 안쓰러웠습니다.
아기는 내내 우는게 아니고 울다 지쳐있었습니다.
엑스레이를 찍을때는 너무 아파하며 울고
그 뒤로 기운이 빠졌는지 축 늘어져있었습니다.
울지도 않고 지쳐 기대있는 모습이 더욱 안쓰러웠습니다.
소견서를 가지고 제일 가까운 고대구로병원 응급실에 갔습니다.
처음엔 의사파업중이라서 수술을 못할 수 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러면 가능한 병원을 스스로 알아보고 가야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급한 상황이니 덜덜 떨리는 손으로 입원 수술이 가능한 병원이 있는지 전화를 돌렸습니다.
병동이 없다는 답을 들을땐 눈물이 왈칵 나왔습니다.
그렇게 전화를 하고 있는데
다행히 처음 간 고대구로병원에서
수술을 해줄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너무 감사했습니다.
아기의 사고는 오후 4시 30분에 일어났고
중간에 2차병원에 갔다오는 바람에
대학병원에는 6시에 도착했고
입원하고 수술전 검사하고
엑스레이 두번 찍고 기다리다가
수술은 밤 10시 지나서 시작됐습니다.
보호자는 한명밖에 있을 수 없어서
처음에 남편이 수술동의서에 싸인했고
밤새 간호는 내가 하기로 교대했습니다.
수술시간은 약 1시간 걸렸고
수술 후 마취가 풀리는 시간 약1시간 기다렸습니다.
응급실 앞에서 눈물범범된 얼굴로 기도하면서
수술이 잘되면 무엇이든 감사하며 기쁘게 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수술이 끝난 후 수술에 대해 짧게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수술은 계획대로 됐고,
절개하지 않고 핀으로 이었습니다.
아기가 마취에서 깨어 울며 엄마를 찾아
간호사의 안내를 받으며 들어가
침대에서 아기를 안고 앉아서
처치실로 이동했습니다.
아기 뼈가 골절되면서 신경에 문제가 있을지 몰라
최대한 빨리 수술을 해주신것 같았습니다.
저의 아기 수술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수술이 끝나고 처치실로 이동했고
4시간 금식, 8시간 깨어있어야 했습니다.
전신마취를 했기때문에 자면서 문제가 생길까봐
폐호흡을 잘 해야해서 깨어있어야 하는것 같습니다.
수술하고 마취에서 풀려나니 밤 12시
이제부터 아기는 8시간동안 자면 안돼서
저도 악착같이 졸음을 버티며 아기를 계속 깨웠습니다.
처음엔 책도 읽어주고 놀아주다가 너무 졸려한 아기는
아무리 부르고 흔들어도 꿈나라였습니다. ㅜㅜ
하필 그 전날 여행갔다와서 더욱 피곤해했습니다..
그렇게 가까스로 8시간을 넘기고
아침이 돼서 기다리던 아기 소변도 나왔습니다.
목말라 하던 아기에게 새벽4시가 지나서야 물도 조금 줄 수 있었습니다.
아침시간에는 원래 자리인 4인실 병실로 이동했고
7시 반쯤 아침식사를 했습니다.
아기는 별로 먹지 않았습니다
간호를 하려면 힘을 내야되기 때문에 엄마도 아침을 챙겨먹고
9시쯤 교수님의 회진때 궁금한것들을 여쭤봤습니다.
혹시나 아기 성장판이 다쳤을까봐 걱정됐고
그 부분은 지금은 알 수 없기때문에
미리부터 걱정할 필요없다 했습니다.
신경이 괜찮은지는 엄지손가락을 올리는지 확인해봤습니다.
아직 정확히는 모르지만 재활치료도 해야할것 같고
붕대 10일 후 외래진료로 가서 통깁스로 할것 같습니다.
수술 후 다음날 오전에
퇴원해도 된다고 해서 바로 퇴원했습니다.
(붕대한 팔 손가락이 부어있습니다. ㅜㅜ)
아기는 수술 후 오른팔 어깨부터 손가락까지 크게 붕대를 했는데
그게 무겁고 힘들어서 밤새 깨고 잠을 잘 자지 못했습니다.
어린이집은 당분간 안보내고 가정보육하면서
아기에게 미안하고 자책하기도 하고 마음이 처음엔 우울했습니다.
마치 내가 조심하면 막을 수 있는 사고였는데
내 잘못인것 같았습니다.
이런 속마음을 남편에게 얘기하니
남편은 그런마음 가지지 말라고
아기를 키우면서 리스크는 언제나 있다고
내가 막을 수 있는 사고가 아니었다고 얘기해주었습니다.
물론 돌이킬 수 없는 사고는
일어나지 않도록 조심해야지만
대신 모든 작은 사고까지
다 막을 수 있는건 아니니까
그 모든걸 다 걱정하고
다 막으려고 하는건
할 수도 없고
그렇게 되지도 않는것 같습니다.
아기를 키우면서 19개월인 지금
다시 육아가 어렵게 느껴지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계기였습니다.
사고 전이랑 달라진건
이제는 아기가 건강하면
기쁘고 감사해야 할 일뿐
이라는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수술이 끝나고
앞으로 깁스하고
팔이 다 나을때까지 이제 시작이지만
감사하며 육아하려고 합니다.
제발 건강만 해라
그것 외에는 바라지 않고
하루 하루 감사하며 육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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